
병든 홀어머니를 형벌처럼 돌봐야하는 40대 미혼녀 진은 지역 신문사의 인정받는 기자다. 소설은 처녀생식을 주장하는 지극히 평범해보이는 한 가족 (하워드와 그레천, 그리고 그레천의 딸 마거릿) 을 진이 취재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소설은 어떻게든 이번 취재를 성공적으로 기획해서 1면지에 실릴만한 특급기사를 쓰고 싶은 기자로서의 진과 홀어머니를 모셔야하는 자유를 박탈당한 고달픈 딸로서의 진과 하워드를 향한 알 수 없는 감정을 억누르지 않을 수 없는 한 여자로서의 진의 내밀한 감정선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취재가 점점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수록 진의 여러 자아들이 동시에 만들어내는 크고 작은 감정들도 이내 서로 뒤엉켜 불안과 긴장과 극도의 스트레스와 그 이후에 찾아오는 안도와 설렘의 낙차 큰 감정 패턴으로 반복되어 나타난다.
시대적 억압 속에서 진이 느껴야하는 고독과 갈망, 사랑과 같은 여러 감정의 소용돌이를 작가는 정말 세심하게 그려냈고 이런 진의 복잡한 감정선을 정신없이 쫓아가다가 문득 문득 찾아오는 '소소한 즐거움의 발견'의 순간들이 다소 서사가 길어 지루해질법도 한 이 소설을 끝까지 읽게 하는 바로 그 원동력이다.
한 편의 SF 스릴러 로맨스 영화를 보고난 기분이 든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매력적이었고 서사도 예상만큼 뻔하지 않아서 상상을 자극했다.
결국 삶의 진정한 의미는 대단하고 극적인 사건이나 행복이 아닌 남들보다 나아보이지 않는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이따금씩 얻게 되는 아주 '사소한 기쁨들' 속에 있다는 것. 이를테면 화려할 것 없는 무형의 언어와 눈빛만으로도 나는 나이들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여성이고 상대에게 진심어린 존중을 받고있다는 느낌, 모든 사회적 억압을 벗어 던지고 내 감정에 비로소 충실해지는 나다운 나를 발견 했을 때의 기쁨 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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