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0)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울, 또는 잠시 - 김이강 채식주의자처럼맨발일 때가 좋지광화문에서 내렸고서대문까지 걸었다이렇게 문들 사이로 걸어도성의 윤곽은 알 수 없는 길한 언어를 터득하기 위해사람들이 살다가 죽을까당신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목구멍에 침묵을 걸었는데그런 건 위로가 아니었을지도 몰라모든 것이 순조롭게 끝나는상한 맛이 나는 영화였다인사동을 돌아서 천변으로 걸었다오래전엔 여기 어디쯤에서술에 취한 김수영이 밤거리를 건넜을까조금 더 걸어가면이상이 차렸다던 이상한 다방이 있을 것이다극장에서부터 우연히 앞서 걷던 여학생 둘이서 열띤 토론을 한다이 영화는 던저놓은 미끼를 회수하지 않았어. 정말이라니까. 급하게 판을 접었지. 응. 급하게 접었다니까. 제작비가 부족했을까.그게 스타일일거야. 아. 그런가. 그렇다니까. 신경증일 수도 있어. 일종의.아, 그런가.안녕.. 레몬 - 허수경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 을지로 시청 맛집 - 농민백암순대, 서울 탑티어 순댓국 안녕하세요 Flymax 입니다 :) 평일 오후 반차 휴가를 쓰고 (보통 때는 꿈도 못꿀) 유명 맛집들 탐방 가는 것을 저는 참 좋아하는데요, 이번에는 서울 3대 순댓국 맛집 하면 어디든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서울 탑티어 맛집, 농민백암순대 시청직영점에 다녀왔습니다. 돼지 부속고기를 포함하여 순대나 각종 내장류를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저를 단번에 순댓국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 바로 그 순대국밥에 대해 솔직담백 리뷰 해보겠습니다. 돼지국밥의 성지인 부산에서 온 사람들도 인정할만한 맛집일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ㅎㅎ 저는 참고로 금요일 오후 2시 30분 쯤 방문했습니다. 앞에 대기 팀은 딱 한 팀 있었습니다. 출입문 옆에 걸려있는 조그마한 화이트보드에 인원과 이름을 쓰고 기다립니다. 지난 번 방문 때는 .. 심야식당 - 박소란 당신은 무얼 먹고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이 싱거운 궁금증이 오래 가슴 가장자리를 맴돌았어요 충무로 진양상가 뒤편 국수를 잘하는 집이 한 군데 있었는데 우리는 약속도 없이 자주 왁자한 문 앞에 줄을 서곤 했는데 그곳 작다란 입간판을 떠올리자니 더운 침이 도네요 아직 거기 그 자리에 있는지 모르겠어요 맛은 그대로인지 모르겠어요 실은 우리가 국수를 좋아하기는 했는지 나는 고작 이런 게 궁금합니다 귀퉁이가 해진 테이블처럼 잠자코 마주한 우리 그만 어쩌다 엎질러버린 김치의 국물 같은 것 좀처럼 닦이지 않는 얼룩 같은 것 새금하니 혀끝이 아린 순간 순간의 맛 이제 더는 배고프다 말하지 않기로 해요 허기란 얼마나 촌스러운 일인지 혼자 밥 먹는 사람, 그 구부정한 등을 등지고 혼자 밥 먹는 일 형광등 거무추레한 불빛 아.. 우주적 우연 - 이운진 우주를 가로질러 오는그대가 만약 그라면나는 지구의 속도로 걸어가겠어시속 1674km의 걸음걸이에 신발은 자주 낡겠지만지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 건사랑을 믿는이 별의 아름다운 관습처럼 살고 싶어서였어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은세상에서 가장 높고 단단한 국경선인 마음을 넘어천 년 넘은 기둥처럼그의 곁에 조용히 뒤꿈치를 내려놓는 일이야눈부신 밤하늘의 정거장들을 지나지구라는 플랫폼으로 그가 오면풀잎이 새에게호수가 안개에게바위가 바람에게 했던 긴 애무를맨발로 해 주겠어첫 꿈을 깬 그대에게 적막이 필요하다면돌의 침묵을 녹여꽃잎 위에 집 한채를 지어주겠어그것으로 나의 정처를 삼고한 사람과 오래오래 살아본 뒤에도이름을 훼손하지 않겠어지구에서의 전생(前生)을 잊지 않겠어 에너지 바우처 신청하고 냉난방비 지원 받으세요 안녕하세요 Flymax 입니다 :) 어김없이 여름 장마가 찾아왔습니다. 올 여름은 모두 비 피해 없이 무사히 잘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알아두면 쓸모있을 냉난방비 지원금 정책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에너지 바우처 제도인데요! 에너지 바우처 제도의 개요국민 모두가 시원한 여름,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에너지 취약 계층을 위해 에너지 바우처 (이용권)을 지급하여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LPG, 연탄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에너지 바우처 신청 대상 (자격)내가 에너지 바우처 신청 자격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음 소득기준과 세대원 특성기준 모두를 충족해야 합니다. 먼저 소득기준입니다.'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생계급.. 내돈내산 조명추천 일광전구 스노우맨22 V2 내로라하는 굴지의 수입산 인테리어 조명들의 범람속에서도 품질과 디자인 모든 측면에서 한 눈에 확 들어오던 토종 제품을 발견하게 되어 주문해봤습니다. 브랜드 이름에서마저 레트로함이 뚝뚝 묻어나는 일광전구의 스노우맨22 V2 (버터색) 테이블 조명, 그럼 언박싱 시작해보겠습니다. 저는 네이버 가격비교를 통해 당시 쿠폰 할인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었던 29CM 에서 202,500원에 구매했습니다.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현관문 앞에 영롱하게 놓여져 있던 일광전구 포장 박스. 패키징이 너무 예뻐서 집들이 선물로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얼마 후에 친구의 신혼집 집들이 선물로 바로 잘 써먹었습니다. ILKW by Ilkwang Lighting · 1962 · Product of Korea.. 식물의 꿈 - 이현호 삶을 이렇게 슬프게 만들 때신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걸까. - 잭 케루악, 에서이유는 묻지 않을 것이다각자에게는 각자의 슬픔이 있다볕이 들지 않는 반지하 방에서밤새 손가락 한 마디쯤 자라 있는식물의 기묘함 같은 것유독 눈을 끔벅이지 않고 우는네 얼굴은 어느 슬픔의 사투리일까내게는 겨울이면 동쪽 바다를 찾는내 것만의 비통이 있고우리에겐 서로의 짭조름한 입술을 훔치던그 여름밤의 기도가 있다너를 슬쩍 알아챈 적도 있었다, 새 점(占)을 보듯이신은 엄마의 치맛자락을 놓지 않는 어린애처럼 인간을 붙들고 있다고 믿은 때가 있고네가 내게 짓는 말은 신이 사람의 입을 빌려 하는 말이라고 믿었던 적도 있지만묻지 않을 것이다, 이유는우리에게는 발목을 묻고 사는 각자의 습지와저마다의 귓속에서 곤잠을 자는신의 .. 이전 1 2 3 다음